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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을 찾아도 좋겠어, 라는 말을 자주 듣는 편이지만 도저히 안되는 영역이 있다.

나는 순간을 쪼개고 시간을 주워서라도 반짝하는 찰나를 누리고 싶을 때가 많은 사람이지.


이 글을 읽고 애인 아닌 이들에게 수제 초콜릿을 만들어 주곤했던 열정 많던 시기의 내가 생각난다.

백 개, 이백 개의 초콜릿은 네 개씩 한 조로 포장해 

육사 정문 앞, 친구집 아파트 정문 앞, 스타벅스 테이블 위로 배달 가던 내 모습들.


어리석어 보일 때가 많겠지만 앞으로도 이렇게 지내게될 것 같다.

나는 15-20분간 눈 맞추기 위해서 시간 내는 일이 편한 사람인 것일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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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음악, 미술, 영화, 드라마 모두 소품 쪽이 취향이다.
커다란 세계관과 대서사시 쪽 보단 일정한 호흡으로 작은 이야기를 던져 놓는 것들.

그래서 <연애시대>를 열심히 보고 또 봤었고, ost 꾸준히 듣고, 
마지막회 속 손예진의 나레이션을 갈무리한 쏭북의 이 노래도 연중행사의 감각으로 들으며 지냈다.

드라마가 방영될 당시엔 내가 감성? 감정?을 대하는 방식이 훨씬 비관적이어서-
대사를 입으로도 많이 읊어봤는데 굳이 이렇게까지 별 것 아닌 관계에 마음둘 필요 있을까 싶었다.
많은걸 보고 여러 것들을 경험한 척하며 지내 호되게 치이고- 
사서 얹은 맥락없는 상처들 덕분에 겨우 알게된 부분은
"우리는 이 시간을 진심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다", "행복하기를 바라면서"의 두 지점.
사실 알게 되었다기엔 건방지고 그렇게 사는 방법 말고는 다른 답이 찾아지지 않아서.
다시 열번쯤의 연중행사가 지나가, 10년 정도 지나면 알만한 부분이 더 생기길 바랄 수밖에.





가끔은 시간이 흐른다는 게 위안이 된다. 누군가의 상처가 쉬 아물기를 바라면서.

또 가끔 우리는 행복이라는 희귀한 순간을 보내며 멈추지 않는 시간을 아쉬워 하기도 한다.

어떤 시간은 사람을 바꿔 놓는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랑은 시간과 함께 끝나고. 어떤 사랑은 시간이 지나도 드러나지 않는다.

언젠가 변해버릴 사랑이라해도 우리는 또 사랑을 한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것처럼.

시간이라는 덧없음을 견디게 하는 것은 지난날의 기억들.

지금 이시간도 지나고 나면 기억이 된다. 산다는 것은 기억을 만들어 가는 것.

우리는 늘 행복한 기억을 원하지만 시간은 그 바램을 무시하기도 한다.

일상은 고요한 물과도 같이 지루하지만 작은 파문이라도 일라치면 우리는 일상을 그리워하며 그 변화에 허덕인다.

행운과 불행은 늘 시간속에 매복하고 있다가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달려든다.

우리의 삶은 너무도 약하여서 어느날 문득 장난감처럼 망가지기도 한다.


언젠가는 변하고 언젠가는 끝날지라도 그리하여 돌아보면 허무하다고 생각할지라도

우리는 이 시간을 진심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슬퍼하고 기뻐하고 애닳아하면서, 무엇보다도 행복하기를 바라면서.


고통으로 채워진 시간도 지나고 죄책감없이는 돌아볼 수 없는 시간도 지나고 희귀한 행복의 시간도 지나고

기억되지 않는 수많은 시간을 지나 우리는 여기까지 왔다.


우리는 가끔 싸우기도 하고 가끔은 격렬한 미움을 느끼기도 하고 또 가끔은 지루해하기도 하고 

자주 상대를 불쌍히 여기며 살아간다.


시간이 또 지나 돌아보면 이때의 나는 나른한 졸음에 겨운듯 염치없이 행복했다고 할것이다.


그러나 여기가 내 시간의 끝이 아니기에 지금의 우리를 해피 엔딩이라고 말할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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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서밤님 글/만화로 다 채워지는거 아닐까 싶은 위기가 들지만

때론 내 맘 같고 배우고 싶은 마음으로 꽉찬 이런 글 어떻게 아카이빙 안할 수 있는지 나는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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